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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12. 17:24

OTK하느라 묵힌 신년 ^^ 이것저것의 감상
최신순. 걍 기억나는 순.
크게는 초중기-퀴어아이, 중기-초! 가구야 공주, 후기-선덕여왕 정도로 구분 됨.

지역이 한정적이긴 하지만 에피소드가 많지 않기도 하고 특정 지역 분위기도 볼 수 있고 해서 재밌었던 QE. 영어에 좀 익숙해지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본 것도 있었는데 퀸 말투만 익히게 됨. 미국이 싫어서 인간은 그 특유의 럽유어셀프도 힘들긴 하지만 퀴이들의 퀴이적 삶의 럽유어셀프는 생존을 위한 럽유어셀프라는 게 많은 생각이 든다... 끊임없는 자기 긍정과 마인드 컨트롤이 너무 버거워보이기까지 하는데 그렇게 볼 필요 없겠지 싶으면서도. (사실 럽유어셀프의 힘듦도 비슷한 이유이긴 함) 그래도 밝아 보이는 게 좋아. 화려한 것도 좋고.
호스트들이 다 게이들이긴 하지만 논바도 있고 신청자들 구성에 레즈 트젠 등등 퀴어 친화적 면들도 있어서.... 재밌었음. 초반엔 퀴어배척적인 백남이나 개신교 쪽 사연들을 채택해 거기서 오는 긴장감도 부러 조명하는데... 그 정면승부가 좀 재밌기도 했다.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 기억에 남는 건 커밍아웃한 신부님, 최신 에피 중 비협조적이었던 소방관, 70대? 80대? 자매(언니가 부치) 등등등....
인테리어 해주는 게 되게 좋긴 한데 - 옛날 그 러브하우스처럼... 한편 뭐가 문제야 싶은 생각도 들었다. 다 너무 새걸로 도시적으로 바꾸는 느낌이 없지 않고(랭스와 망자긍 생각. 시골 출신 퀴이가 도시로 오면서-또는 오고 싶어서 겪는 교차성들.) 자꾸 다 갖다버리래 ㅠㅠ 그러다가 이제 내 집을 둘러보면 갖다버려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약간.. 아주 약간 갖다버림. 연말 연초에 너무 바쁘기도 했고 멘탈도 별로 좋지 않았는데, 도배를 하는 김에 정리를 한바탕하고 구조를 살짝 바꿨더니 조금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고, 그러고보니 새삼... 책이 너무 많은 것에 질리는 기분이었다. 한동안 부지런히 읽고 대대적으로 정리를 좀 해야겟단 다짐.

2월 중순에는 <초! 가구야 공주>를 봤다. 씹덕이야? 울어! - 네! 하고 엉엉 울면서 보고는 원고하는 중에 한번씩 브금처럼 틀어두었다. 그래서 재생횟수가 꽤 됨... 공개된지 얼마지 않았을 때 무대 영상을 보고 안좋은 의미로 난리가 난 데다가 또 어떤 이가 카구야 보고 요즘 오타쿠/옛날 오타쿠 얘기를 늘어놓은 것을 보고 뭐 어느 정도길래; 라는 생각을 했는데-사실 그렇게까지 그럴 건 아니란 건 물론 알앗음 오타쿠란 기본적으로 격분하는 존재니까. 무슨 오타쿠가 분석하는 오타쿠 세대론(?) 시대론(?) 같은 것의 대부분은... 결국 내가 맞고 요즘 것들은 알못이고 나만 서사충이고 라는 식의 결론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함(내가 안 그런다는 것도 아님). 작품을 깊이 파고 들고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하고 망상하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게 곧 거기에 있는 서사를 파악한다는 말은 아니다. 천착하는 부분이 서사와 맞아떨어지는 때가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초! 가구야 공주를 보고 보카로 등등을 기대한 사람들은 그 소재가 충분히 표현되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인 것이지 이 영화만 특별히 더 숏츠화 되었다거나 서사의 맥이 없다거나 요즘의 오타쿠를 겨냥해 특별히 산만하게 만든 건 아닌 것임. 치밀하지 못한 지점이 있다면 그건 이게 1쿨 분량을 2시간 30분으로 잘라서 그런 것이고... 옛날타쿠들이 자라서 산업의 어떤 위치에서건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을 것을 생각해도... 요즘 타쿠 입맛에 맞춰서 뭘 만들어 낸다고 자신하는 것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1인 창작자로 활동하는 요즘타쿠 및 젠지에게 실례일 수 있다....

암튼 작품에 공명(?)한 두 개의 지점이 있는데 하나는 디지몬이고(^^) 하나는 2차 창작임. 그리고 이것으로 이루어진 나로서는 두 개가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아마 내가 2차 창작 동인지를 그리는 동안에 보았기 때문에 더 감동했을 수도 있다. 일단은 가구야 공주 설화를 재창작하는 내용 자체로 이미 2차 창작의 그것이고, 단지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해피 엔딩을, 완전한: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을 향하는 마음이. 보카로나 버추얼은 완전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그러니까 디지털 세계에 갔다는 거잖아? 같은 식으로 생각했다. 그 가상의 세계를 통해서-또는 거기서 온 것으로부터 무언가를 주고 받고 삶을 버티고. 가상으로서가 아니라 어떤 사랑을 쟁취할 거고. 가상이라고 하지만 결국 실체로 인식되지 않는 무형의 가치로 부터 내 인생에 무언가 중대한 변곡점이 생긴다는 점에서 특정 서브컬쳐 문화를 겪어야만 알 수 있는 감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모든 레퍼런스를 다 넣은 것일테고, 어떤 레퍼런스 하나도 빠트릴 수는 없었던 것일테고, 실제로 작업자들에게 영향을 준 것은 단 한가지 요소만은 아닐 것임. (그래서 어떤 특정 소재를 너무 못 살렸다거나 존중이 없다거나 하는 평에 대해 알못은 알못이라 그렇기야 하지만 그렇게까지? 싶은 것이기도 하다...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덕질은 외곬적이지만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 네트워크를 소재로 하는 SF는 어떻게해도 디지몬 세계관으로 치환할 수 있음. 디지몬이 곧 그 SF이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공감되는 리뷰. 인용에는 호소다 류 감성이 정방향으로 발전한 케이스라고도 표현해서 좀 웃었는데... 확실히 워게임스러운 면이 있고(썸머워즈가 아니다. 워게임이 먼저다. 라고 오타쿠격분.) 그즈음으로 시작되는, 누군가와 공유하고 연결되는 감성을 자극하는 게 있는 것 같아. 그시절 디지몬의 매력은 그리운 옛날이 아니라, 어떤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함에 있는 것이지. 모두가 연결된다는 기대감. 그것이 어떤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그때는 미래였던 지금에 대한 낙천성.
https://x.com/shallow_247/status/2017886561493512376?s=20

 

X의 얕은생각 : 영화와 세상 이야기님(@shallow_247)

<초(超) 가구야 공주!> 감상 후기: "이 영화는 서브컬처에 대한 헌사가 아니다" *작품의 주요 스포일러와 주관적인 해석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인용이나 댓글 남겨주세요

x.com

 
그러니까 카구야는... 파워디지몬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엔딩이었다. 안녕, 너희가 없어도 인간은 현실세계에서 살 수 있어. 그리고 어쩌면 두 세계는 섞이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같이 살고 싶다! 그래도 옆에 있고 싶다! 그렇게 만들 거야! 라고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엔딩. 비록 그래서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더라도? 서사적 완결성이 사라지더라도? 삶이 이어지고 그 삶을 바치고 싶은 게 이 현실뿐만 아니라 그곳이기도 했던 거라면...

그런 점에서 또 공감되는 리뷰는 아래. 처음 볼 때, 완전히 백합이잖아 이거<라는 생각만 들어서 나는 백합충이기는커녕 잘 알지도 못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건데- 싶었던 것도 있었다. 그리고 이 리뷰를 보면서 또 눈물을 흘렸으며... 다른 여타 소재의 팬들보다 백합러들에게 소구될 만한 작품이니 정합한 감상이란 생각도 있지만... 고작 그런 것에 마음을 시간을 인생을 자본을(!) 써버리는 것 낭비해 버리는것 그것이 이 작품과 이 리뷰의 감동임. 카구야 작품에서 고작이 백합을 향하고 있다면, 작품 외적으로는 고작을 위해 낭비하는 존재가 바로 오타쿠라서 공명이 되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그리고 2차 창작적으로도, 수많은 해피엔딩을 향하는 이런저런 2차창작물들이 나오는 이유 같은 것...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서는 안 돼, 라는 어떤 간절함 같은 것이 주는 울림?
또 이 리뷰 쓰신 분 종종 디지몬의 어떤 감성-완전 이해합니다 바로 그겁니다 마음이 되는 류의 것을 언급하셔서... 디지몬 친구들이 봐줬으면 해......   
https://posty.pe/igxftl

 

<초 카구야 공주> 감상 - 반드시 행복해 집니다: 하피 블로그

<초 카구야 공주> 리뷰글입니다. 백합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감상글을 끼려왔습니다. 아래 글은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초 카구야 공주>를 보았다… 이 문장을 쓰면서 잠깐

www.postype.com

 
상관없는 얘기이지만.. 문득 내게 디지몬이란 장르 뭔가, 빛이라든지 희망 같은 게 실체화 된다는 느낌이라 좋은 것 같은. 추상적인 가치들이 전자적 반응을 통해 형체가 되고 꼭 형체가 아니더라도 네트워크라는 에너지?로 변환되어서 인간이라는 구체적인 것을 향하게 된다는 게... 


또 갑자기 <선덕여왕>을 보기 시작했는데, 디친들과 오타쿠 발표회를 하면서,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의 덕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드라마라니까 역시 안 볼 수는 없겠지 했는데, 그 얘기를 들은 다른 친구가 설 연휴때 집에 와서 선덕여왕 보자고 해서 좀 갑작스레 시작함. 덕몰이를 한 데는 이유가 있구나 했고 자칭 미친엄마무새로서 너무 늦게 봤구나 싶은 것도 사실이다... 더 일찍 봤더라면 이 자각이 좀 더 빠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미친엄마 취향 깨닫기 전까지 난 내가 미친엄마무새가 아니라 (미친)엄마무새인애들만 좋아한다고 생각했어. 엄마무새는 나였다...

미실 캐릭터가 생각보다 훨씬 더 미친여자 아니고 슬픈여자인데 동시에 슬픈여자 아니고 미친엄마입니다, 여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미실 장면들은 덕만과 춘추가 자기가 부군이 되겠다 나선 후 미실의 현타 아닌 현타였다. 사실 미친여자 아니고 슬픈여자라는 걸 그러므로 더욱더 미친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걸 미실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었고 그 모든 미친 애착을 국토에 뿌리면서 여자로서 진골로서의 프라이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덕만과 춘추를 보며 뼛속까지 느끼게 된 거지 그 한계를... 자신의 시대가 가진 한계이자 자신의 한계를. 젊은이들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여자이자 진골인 미실 자신이 왕이 된다는 게 곧 신라가 진일보하는 길이 아니란 것을.... 지금이 미실의 시대이기 때문에, 다음 시대까지 자신의 몫은 없다는 것. 그러니까 더욱, 본인이 해오던 방식이 아닌 막무가내로 왕위에 오르는 방법밖에는 생각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쿠데타만이 그녀의 명분일 수밖에 없는 거임...

유덕이냐 비덕이냐 했지만 유신 캐릭터는 좀..... 좀 더.. 배우가 잘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개인적으론 대의라는 거에 감흥이 없는 편이라서: 예를 들어 가야에 대한 내용을 생각해도 그렇다... 대의,라고 하는데 사리와 사욕처럼 들리니깐-딱히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니고, 글쿤요, 되기는 했으나 대사빨이 좋앗고, 쨌든 어릴 때부터의 연과 성질, 천명-덕만 둘 모두를 잇고 있다는 역할이 좋고... 이 사람 미실과 같은 세대의 신라인이었다면 영락없이 미실의 사람이 되었을 것만 같은 캐릭터여서 미실이 계속 탐내는 것도 납득이 되고. 한 번 마음을 정한 뒤에는 잘 돌리지 않고 그 대의를 명분으로 영원히 함께 해줌< 이라는 신뢰를 주기에.... 그리고 신뢰라는 게 너무 큰 무기이자 자산인 배경이다보니 & 송진 트친의 시작이 이거라는 데서 오는 어떤 근본력이 좋느였다. 

한편 비담, 너무나 ...... 아기. 였다. 영원히 보호자를 바람. 트친이 문노 까는데 거기에 너무나 동의하면서, 근데 덕만이도 그럼. 그래서 좋았는데 아무래도 후반에 가서는 하지만 너희는 왕과 상대등이잖아.... 라는 대의 타령을 하게 되네요. 이런 게 사극 보는 재미겠지. 갠적으론 비담이 예상보다 엄마를 너무나 위시하고 있어서 의외였다. 물론 납득되는 이유는 있는데, 막연히 생각했던 이미지는 확실히 엄마 되기. 정도는 아니었음. 그런 게 되게 좋았는데 좀 더 마망이 될 수 있었다면 ..? 이란 욕심. 물론 엄마가 마망이 아니었으니까 할 수 없었겟지. 마망력이라면 오히려 유신이라곤 생각하는데 여기는 사실 작감이 어느 정도 쓰다가 만 게 있는 것 같음. 왜냐면... 비담과 유신이 못하는 걸 천명과 미실이 다 하니깐. 이 드라마 첨부터 남자들이 어떤 역할을 하지 못했고 못하고 있으며 못할것임을 깔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할지도.... 그리고 덕만이 왕이 된 뒤로 유신의 최선은 갈등 구조가 되는 게 아니니까(알천이 일찍이 신뢰루트에 서서 알박고 선 것처럼...) 상대적으로 싸워야 하는 비담 쪽으로 이야기가 기운 것 같다. 내게 유신의 가장 흥미로운 역할은 천명을 공유하는 거였는데 그것은 춘추가 등장하면서.... 또 역할이 빠진듯...  근데 마야부인이 미실에게 퍼부은 저주가 미실을 지나쳐(표적이 사라져서) 비담에게 간 것 같군... 엄마 엄마는 정말 나쁜 여자야...

그래서 제가 좋앗던 것은요. 미실-천명-덕만으로 이어지는 대의의 흐름과 거기서 유신의 위치, 또 나중에 춘추가 가세하면서 다시 미실-천명-덕만의 구조가 되는 그 시기가 재밌었고 좋았다... 천명을 가운데 두고 유신과 덕만이 영원히 그리워하기, 미실과 덕만이 영원히 꿈꾸기, 비담이는 몰루? 상태. 천명웅니에의 미련 미실엄마에의 애증이 너무 컸기 때문에 유신덕만이냐 비담덕만이냐는 그리 중요하진 않았던 거 같아... (덕만이 심정은 헤아릴 길이 없고 제 마음이 그랬네요 ^^... ) 너히가 애를 낳아줄 것도 아니라면..?( 춘추는 왜 가능이었냐면 아무래도 춘추가 바로 그 애니까^^ 야망 청소년이니까^^ 덕만인 춘추보면서 영원이 천명웅니 생각할테니까 ^^ 난... 덕만이 어떤 면에선... 천명의 유지를 위해 왕까지 달렸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신라를 몸바쳐 사랑하기로 했다고 생각해. 덕만인 신라를 사랑할 이유가 없었지 유신과 비담이 신라를 사랑할 이유가 없었던 것처럼.... 왕의 위치보다는 백성과 민중의 위치에 있을 때 본인이 정치하기에 편했을 캐릭터.

덕만이 여성성을 포기?하거나 배척하는 의미에서 왕되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음.(그런 후기를 봐서) 덕만은 여자됨을 포기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그러면 천명이 하고 싶었던 것, 또 신라의 대업을 이룰 수 없음, 같은 것 때문에 결혼을 포기한 거지 여자됨에 대한 욕망이 없는 건 아니라 생각. 오히려 그런 욕망이 부재하는 쪽은 유신이고... 어쨌든 그런 방식은 미실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인은 할 수 없었던 것도 있을 것 같음. 사실 정말로 왕이라는 제3의 성을 택했다면 오히려 상관없지 않나 누구를 취하든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성골과 왕의 지위로서 세력을 만드는 것인데. 결국 유신과 비담에 대한 마음을 지킨 거란 인상. 그래서 후반부는 좀 힘이 달리는 인상이 있기는 했다... 모든 역할과 지지대가 되었던 여캐들이 다 빠지고 그 모든 역할을 덕만이 할 수 있나? 하면 또 그건 아니니까... 어린 덕만을 안아 주는 것으로 갈음되는 게 좋은 마무리이기는 했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그래도 이 분의 선덕 타래는 재밌고 귀감이 되었음 ㅋㅋㅋ 말을 너무 웃기게 하셔  

남자들에 대한 매몰찬 평가처럼 성골의 뭐길래도 꽤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재밌었다. 진골도 마찬가지기는 한데 귀족 재수없는 거야 하는 짓들 보면 아는데, 그만큼 성골도 성골임을 내세우는 것만이 전부인듯한 뉘앙스인 것도 꽤 재밌는 점. 내가 힌눈으로 봐서 그럴 수도 잇지만(가야가 어때서 이 신라 성골넘들 ㅂㄷㅂㄷ) 이게 의도적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썼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는 구간과 맞물려서 허울같은 권력이 되는 느낌... 결국. 귀족에 세가 있냐 황실에 세가 있냐의 차이는 저들에게나 중요하지 백성들에게는? 아역들 많이 나오는 것도 좋고 그래서 춘추 보량도 좋았는데(연기 천재들은 일찍이 연기 천재였고) 보량의 역할이 딱히 더 있지 않아서 그것만이 아쉬운... 아역 시기-덕만의 낭도 시절이 너무 좋았어서 여왕된 후는 도파민이 좀 떨어진 감도 있어. 미실이 신라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자부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이 진짜 몸을 바쳤고 살아남았기 때문이고 그걸 나름대로 파훼할 수 있었던 게 덕만의 화랑 낭도 시절 + 외지인으로서의 경험들, 신라 출신이라고 할 수 없는 삶이었는데, 이제 점점 덕만에게 남는 게 성골이란 이름뿐이게 되는 게 슬픈 겨.. 미실의 시대는 갔다지만 논리로도 앞서기 힘들어진다는 인상... 덕만이도 그걸 아니까 춘추를 계속 두고 있었던 거겠지 천명웅니 아들이고.  

근데. 뭣보다 순수하게 재밌었던 건, 암튼 친구들이 모두 선덕여왕을 좋아했을뿐만 아니라 그 땅에 본인들의 씨앗을 틔우고 있었단 걸 확인하는 시간이어서 넘나 흥미로웠다. (신라 안 좋아해서 삼국시대 사극 중에 신라 사극은 하나또 안 봤다는 사례 포함ㅋㅋ) 그리고 경주 뽕차서 경주 약속 잡아두었는데 빨리 날 따듯해져서 얼른 가고 싶다. 올해는 국내 여행을 다니면서 오타쿠책 만들어야지 헤헤. 

 

그외에.... 진짜 신년에 봤던.... 
불량연애. 재미도 재미였고 꽤 경건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앉으라고 사랑하러 왔잖아 < 너무 웃기고 멋있어서 봐야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방송으로 보니 멋이 없었고 그런 게 재미있다. 이거 진짜 사회화 프로그램 아녀!? 싶은 생각이 드는데 또 사회화... 라고 하기에는 이미 어느정도는 사회화(?)라고 해야할지 걍 평범하게 직업 생활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물론 또 이런 방송 등을 통해 발생하는 사회화의 결은 또 다르겠지만. 한국연프와 비교하자면, 연출된 느낌이 훨씬 강하기는 했지만-불량이라는 소재라든지 일본어에서 생기는 거리감? 과몰입되지는 않고 대놓고 일본의 양키에게 원하는 분위기 이런 거 아닌가요? 하는 류의 PD/패널 발언도 재밌었음. 섹슈얼한 상황에서의 노꼴도 좀 웃기고.... 걍 연프라서 그런건지 내 식인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건지 내 꼴포가 아니어서 그런건지 걍 사람들이 안 섹시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키/베이비는 섹시였어) 노골적인 것치고는 그냥 그랬다. 어떤 트위터리안 후기말마따나 엠씨이자 피디셨던 분이 좋느였는데 뭔가 일드 속 종잡을 수 없는 상사 느낌으로 좋느. 안도사쿠라미 있고 좀 고전적인 이미지도 있고. 여출들끼리 얘기하는 장면들이 재밌었고. 특유의 개인주의적 성향에서 오는 거리감이 연프인 것 치고 안 끈적한? 안 질척한? 느낌이었던듯. 

<깊고 푸른 밤>. 안성기 배우 타계 소식을 듣고 필모 재관람을 할까 하다가 안 본/몰랐던 옛날 필모 중에서 골랐는데 너무 잘 봤다. 아니 여주 장미희님이 너무 아름다우심. 나 좀 이런 옛날 여배우들 발성, 발음, 말투 너무 좋아하고 그런 말투 아직 살아있는 배우들에게 마음이 기울고 그러는데, 그 포인트에 정확히 꽂히는. 그리고 내가 궁금했던 아메리칸 드림... 보고 싶었던 아메리칸 드림. 이루었으나 이루지 못한 거의 가까이 다가갔으나 그 전에 삶이 먼저 끝난(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같은) 먼저 끝장 내버린... 실패하는 삶이 궁금하다. 실패의 디테일이. 실패라는 말보다 그냥 단지 그렇게 흐르는 삶도 있다는 거, 세상이 굴러가면 거기에 짓눌리는 것도 당연한 거란 거, 그게 너무 특별한 일도 아니고 짓눌림의 정도 차이일 뿐이란 걸 보고싶은.... 그래도 행복하다거나 그래도 괜찮다거나 그런 마음도 드는데 당연히 안 괜찮고 실패하고 싶지 않(았)고 괴롭고 계속 계속 발버둥 치는 방식 그렇게 사는 모습에서 오는 의미를 보고 싶은....
이어서 본 <칠수와 만수>. 캐릭터들 다 정말 좋음. 페인트공인것부터 너무 좋았음. 난쏘공의 무드가 시대의 무드였던 게 팍팍 보이는. 가난하고 자존심 세고 게이인 것 같은데 그게 중요하진 않을 수도 있지만 너무 그래 보이는. 캐릭터를 만든 과거사 이런 거 너무 좋아해요. 배종옥님도 너무 귀엽고 꿀릴 것 없는 당돌 아가씨 이미지. 그렇게 칠레팔레 하던 칠수가 미생공이 됐는데(?) 참 이런 예능인 캐릭터 잘 어울린다 생각함. 개같날과 비슷한 느낌도 있었는데, 옥상 시퀀스가. 옥상 위에선 걍 개인사 한탄 시시덕거리는 중인데 지상에선 노동자의 투쟁이니 권이니 어쩌고 난리가 난 상황의 코미디가 좋았음. 단지 영상 퀄리티-깨끗하지 않은 필름의? 때문일 수도 있지만 희극적인 면도 그런 날카로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게. 

또 갑자기 <몬스터>를 보면서 킬미힐미를 추억했다. 뭔가.. 이런거 저런거 생각날까나 했는데 킬미힐미만 영원이 생각함. 요한 모티브는 PTSD 부작용으로의 다중인격 묘사처럼 보이고 피해자의 위치가 뒤섞이고 그런 것들. 너무 선명한 선악 구도라든지, 악인에 대해 악마라고 지칭하기 시작하면 조금 흥미가 떨어져서-게다가 옛날 만화라 좀 원론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수밖에 없기도 하고, 주인공도 상당히 입체적인? 인물상이지만.. 주변인들-주인공에게 적대적이며 신념이 꺾이는 캐릭터들이 좋았던. 킳 때문일까 안나가 서술자였다면 좋앗을걸이란 생각도 약간 했다. 모르겠군 텐마 선생에게 왜케 정이 안 갔지? 차도현 너무 좋았는데... 텐마 선생이 요한이기까지 했다면 좋아했을듯... 그래도 이십세기소년은 재시도 해보면 좋겠지... 그리고 에바가 좋았은.. 못되처먹엇고. 삶의 의지 강하고. 미련 많고. 운도 좋고.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를 새해 첫 만화로 본 것 같다. 슴슴한 내용인데 디테일한 배경과 여러 군상들을 보는 재미가 좋은. 삶이 너무 많아 엑스트라의 치밀한 삶. 천국대마경도 나름 재미있기는 했는데... 이런 일상물이 더 좋은 것 같다. 리얼리티 있고 단단한 그림도 좋아... 찾아보니깐 정발되지 않은 목요일의 플루토도 귀여운데.. 페달이랑 연재처가 같다니 구매했던 연재분 보면 근처에 있겠다. 읽을 수는 없겠지만 느껴... 정도는 안되려나 ^^.. ... 

첫 애니메이션으로는 백미터를 봤는데, 페달을 약간 기대하며 새해 첫..으로 찜해두었던 거였는데 그런 느낌은 아니어서 좀 아쉬웠다. (비슷한 심정?으로 찍어뒀던 메달리스트는 확실히 그런 느낌이 있어서, 나중에 보려구. 페달 같은 걸 생각할 게 아니라 페달을 보면 되는 거긴 하지만...) 생각보다 스포츠를 말하고 있지 않았고... 뭐랄까... 스포츠물의 매력은 일단 그 스포츠가 너무 좋고 그게 삶의 전부든 일부든이 되면서 삶에 대한 비유가 되어간다는 건데. 달리기라는 (백미터라고 해도?) 인생에 초근접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애매하게? 라는 생각이 약간. 만화를 보면 또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 작가 이력 등등을 듣고 아 그래서 그랬군, 이라는 생각을 좀 했다. 내게는 약간 마이너스 되는 지점이었고 지구의 운동 어쩌고가 궁금해서 먼저 봤던 거였는데-초반이 생각보다 고어해서 덮엇던.. 한참 나중에 볼까 싶어. 지동설 주장하는 철학-과학자들의 이야기가 주는 울림은 충분히 이해하고 사실 그런 얘기들이 없는 것도 아니니 재미는 있겠지만 뭔가 작가가 가진 논조와 내가 좀 안맞는단 생각이 들어서 그것이 희석되어야 할 것 같다.

파이어펀치는 꽤 오래 걸려서 봤고. 연초의 모임에서 룩백 다시 보고 얘기하다가 읽다만 게 생각나서 다시 봤다. 안녕 에리를 길게 만들었단 인상이 있고, 그냥 문득 작가가 일본의 소년만화-망가 계열이 아니라 그래픽노블 계열로 갔으면 어땠을까 했다. 파이어펀치는 훨씬... 미국식 코믹스 느낌? 디씨 코믹스 같은 계열 아닌가 싶고 작가가 그리고 싶은 히어로도 좀 그런 계열이란 생각이 든다. 안티히어로라고 하기에도 좀 미묘한... 빌런이 되기엔 독기가 없는 얼떨결 히어로... 체인소는 좀 더 대중적이라기보다 일본소년망가 스타일화 된 게 아닌가 하는. 같이 룩백 본 친구가 파이어펀치는 보다가 역겨워서 그만뒀는데 룩백은 너무 좋아서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내가 느끼기엔 소재의 차이가 극명해서 그렇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꾸준히 비슷한 것 같다. 룩백은 받아들일 수있는 소재, 딱히 거부할 이유가 없는 연출이라든지 소재이고. 당연히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어떤 형태의 삶에서도 나타나는 비틀린 마음? 어떤 욕심? 의지? 그런 것이... 근데 내가 좋게 보는 지점은 굳이 드러내놓고 표현하는 것이 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이며 신이라는 게 신 또는 그에 부합하는 개념이기도 한데 물질이기도 하고 이념이기도 해서... 또, 말하지 않는 것은 확신이고? 그런 게 좋은.. 트랜스 얘기도 왕왕 하는 게 좋고... 체인소맨도 곧 완결일 것 같은데 지금 사람들 반응 너무 과격해서 무서워. 연재분 관련 조금 알티하고 북마크 해놨더니 추천트에 온 세상 언어로 체인소맨 얘기만 뜨기 시작해서 우울해짐..... 아니 체인소 얘기는 좋은데 광분하고 있어서 ... 

팬레터. 지난 시즌에 보고 꽤나 만족해서 이번에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갔고. 이번에도 적당히 만족. 특히 우리 후야카루가 너무너무 아기카루이고 열심히하는 카루이고 세훈이인 카루라서 너무너무 좋았다. 선생의 반응에 맞추어 반응하고 결심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모두 잘 보이는 세훈과 히카루. 청소년의 확신과 위축이 동시에 보이는 게 정말 좋아... 

원고 마감 직전 한국어 오페라 양촌리 스캔들. 사랑의 묘약을 번안한 것인데 재밌었고 확실히 한국어와 오페라 발성은 그렇게 어울리지는 않는군, 이란 생각도 들었고, 그러나 역시 드라마가 있으니 좋다, 그런 생각. 웃기기도 했고... 시골 마을로 번안해서 농촌일기 마냥 진행되는 것이 호감이었다. 대중화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확실히 언어의 이해에서 오는 게 크군 싶었고... 사실 뮤지컬 아무리 화려하고 드라마 위주고 라고 해도 한국어 아니면 - 내한 공연 아무리 좋아도 한국어 번안만큼 즐길 수 없고. 아무래도 콘서트가 아니니까? 오페라가 약간. 이렇게까지 말할 장르는 아니지만 성스루 뮤지컬같은 거라고 한다면 약간이라도 가사전달이 됐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 있지 않으려나 싶은... (근데? 사실 잘 모르겠기도 해... 어쩌면 인간 목소리가 더해진 오케스트라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니... ) 그리고 관대 때 오페라 덕후 중년분들께서 약간 감격에 겨워(?) 하시는 것도 재밌었는데... 뭔가 이런 한국어 오페라라니, 라는 것과 약간 뮤지컬스러워짐+그런 관객 반응에 감동하신걸까 하는 생각도 좀 들었구... 전반적으로 뮤지컬을 위시하는 어떤 분위기들도 좀 흥미로웠고... 사실 뮤지컬 위시라는 게 괜찮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팔림과 관심 사이 어딘가의 중심을 잡기가.. 뭐든 어렵구나 싶고. 

사실... 월말/월초에... 당연히.. 나 스스로도 원고를 다 했을 거라 생각하고 약속 잡아놓았었는데 아니어서 진짜 울음을 참으며 원고를 했으며 왜 아무도 시키지 않은 짓을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도 시키지 않았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시켰다면 원하는 정도로만 했을텐데... ^_ ㅜ ㅋㅋㅋㅋ 그래두... 책이 잘 나와서(내 원고는 하 너무 대충했지만) 다행이엇다. 주말에 쉬면서 수정 좀 하구 책 읽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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